방명록은 댓글과 달라서 눈에 잘 뜨이지 않아... 며칠이 지난 이제서야 확인을 했습니다. 저는 경계주의보를 발령 받았습니다.

방명록에 적어주신 그대로, 저는 저작권과 정의를 논할 자격이 없습니다. 그를 내려앉히고 제가 그 자리를 차지하려는 저의 행보는 만만치 않은 정도가 아니라 광인의 그것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는 것입니다. 똑같은 강의 비즈니스, 멘토 비즈니스입니다. 틀린 말씀이 없습니다.
이 블로그를 처음 열 때부터, 저는 저에게 광적인 면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정의했던 광인이란 [미친사람]이라는 의미로 비하하는 의미보다는, 사회의 상식적인 질서와는 조금 다른 형태로 자기 안에 질서가 아주 뚜렷하게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고 했습니다. 그도 그렇고, 저도 그렇습니다. 그가 닭이라면 저는 병아리입니다. 그러나 그와 저는 같은 종자이며, 규모는 다를지언정 같은 색깔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능한) 광인 (狂人)의 특징
*아래 내용은 필자의 개인 경험에 비춰 떠올려본 개인적인 생각이다. 미친 사람도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으로서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래서 아래 글에서는 특정인을 비방하거나 모욕하는데 사용함직한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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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으로부터 3년전에, 또 4년전에 강남의 한 서점에서 단 두 번 그를 만나보았습니다. 그와 일을 함께 해 본 것은 아니지만, 잠깐 본 것만으로도 눈에 드러나는 그의 유능함을 저는 존경했습니다. 저는 그를 닮으려고 애썼습니다. 잘 알지도 못하는 출판업에 뛰어들어서 단기간에 큰 규모의 사업을 일으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광인은 제가 여태껏 살면서 보아왔던 그 누구보다 유능하고, 성실하고, 지독스럽게도 열심히 일했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꼭 닮고 싶었습니다. 제가 이 사건의 시작부터 광인의 행보를 읽으려고 애쓰는 것은 제가 그를 잘 알아서가 아닙니다. 제가 앞으로 갈 길이 그의 현재 모습이라고 지난 몇 년간 생각해왔기 때문입니다.
강의 비즈니스 멘토 비즈니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가 하는 그 식으로 저는 준비를 해 왔고, 그가 하는 그 식으로 따라하려고 저는 애써 왔습니다. 규모는 다를지언정, 그가 하는 일이라면 저도 해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이 블로그의 글을 포스팅하는 내내 광인을 읽은게 아니라 저 자신을 읽은 것입니다. 저라면 그 상황에서 아마도 그러한 동기로 그렇게 행동하겠다고 생각했고, 그것을 글로 적었습니다. 그것이 그동안 제가 글로 명확하게 묘사해온 광인의 모습입니다. 그것은 저의 모습입니다.
닮고 싶었던 그였지만, 이번 사건의 발단으로부터 저는 사람에게 유능함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보았습니다. 두드러지는 유능함 만큼이나 두드러지는 어두운 면 때문에, 제가 닮고자 했던 그 모습이 저에게도 뻔히 있는 것이므로 저는 저 자신에게 실망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고민입니다. 광인을 주저앉히고 제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면 저라고 주저앉지 말라는 법이 있을까요? 그의 비즈니스는 기술적으로 매우 훌륭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면, 저는 어느 선에서 경계를 그어야 옳으며, 넘어도 되는 선은 무엇이고 넘지 말아야 하는 선은 또 무엇일까요? 저는 그것이 현재의 고민입니다.
집에서 아내로부터, 자식으로부터, 형이나 동생으로부터 고민을 듣는다면 일시적으로 컨설턴트가 되는 것입니다. 그 활동의 규모를 크게 키운 것이 멘토 비즈니스입니다. 컨설팅 업입니다. 어떤 업이든 그렇겠지만 그 규모가 지나치게 비대해지면 문제를 일으킬 것입니다. 반대로 그 규모가 아예 없다면 우리는 다른 사람과 어떤 고민도 주고받지 못하는 삭막한 세상에 살게 될 것입니다. 이 문제에 적당한 선이라는 것이 있을까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세 명짜리 강의까지는 괜찮은 걸까요? 스무명짜리 강의까지는 괜찮은 걸까요? 어디까지가 경계이고 언제 그 경계를 넘게 되는 것일까요? 저는 그것을 알지 못합니다. 어느정도의 규모이면 괜찮은 걸까요? 고민을 한다고 하지만 저는 아직 그것을 깨닫지 못하겠습니다.
방명록을 적어주신 덕분에 감사하게도 저를 다시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저의 행보를 불편하게 보고 그것을 글로 표현하는 한 분이 계시다면, 같은 불편함을 글로 표현하지 않는 수십 수백명의 여러분들이 이미 계실 것이라 짐작합니다. 이번에는 제가 선을 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블로그는 처음부터 아주 민감한 주제를 다루고 있었는데, 제가 능력 밖의 것을 손에 움켜쥐고 흔들대다가 마침내 엎지른 모양새인듯 합니다. 저와 저의 글 때문에 불편하셨을 많은 분들에게 다시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모르고 저지른 것이니 봐달라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이번 경계를 주신 것처럼, 앞으로도 제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는다면 꼭 말씀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번 말씀을 주신 덕분에 한번 넘은 선을 더욱 멀리 넘어가지 않게 된다면 그것은 제가 받은 큰 은혜일 것입니다. 지켜보아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여러분께 많이 배우고 또 고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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