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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인대전 시즌1 넷드링커와 교수

저의 어릴 적 스토리를 읊어봅니다.

저는 1987년 4월 생입니다. 나이는 공개하지 않겠습니다.

저의 어릴 적 스토리를 읊어봅니다.
약팔겠다는 것은 아니고, 썰을 풀겠다는 것입니다.

저의 아버지는 은행원이셨고, 술을 좋아하셨습니다.
집안에 물건 부수고 던지고 기타등등이 자주 있었습니다.
흔히 드라마에서 보는 그런것의 전형적인 모습을 떠올리시면 얼추 들어맞습니다.

제가 어릴적이므로 명확히는 기억에 없지만
제가 11살인가 하던 1997년에 IMF인지 뭐인지 하면서 가세가 기울게 됩니다.
원래 기울던 가세였지만 그 이후로 더욱 기울게 됩니다.
노름인가 뭔가 해서 차팔고 집팔고
사람을 때려서 소송에 걸려 수 년을 질질 끌다가 결국 져서 가세가 더욱 기울어집니다.
근데 저희집만 그런게 아니고 그시절에는 어지간하면 전부 가세가 기울던 시절입니다.
거기다 사람때리고 노름을 했으니 가속이 붙은 것이지요.

당연히 싸움도 잦고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를 잇는 가교 역할을 제가 하고는 했습니다. 
그렇게 어떻게 살다가
멀쩡한 집을 날려서 팔아먹고 전셋집을 옳겨다니다가

제가 고등학교 2학년때 부모님은 별거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제가 군대 다녀오고나서 부모님은 이혼 도장을 찍게 됩니다.
아버지는 현재 연락이 두절된 상태입니다.

뭐 그러한 스토리입니다.
약간약간씩 달라도 그시절에 비슷한 분들이 많을 것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평범한 가정집이었고,
(아닌 분들도 계시기는 하겠지만) 매우 다수의 집안이란
가세 기울이기가 대세이던 시절이었습니다.

부모님이 별거는 하고서 이혼을 하지 않은 이유는
우리나라 법이라는 것에
부부가 이혼을 하려면 협의이혼이라는 매우 개귀찮은 절차를 밟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혼하기로 마음먹은 두 사람을 한 자리에 앉혀놓고 합의를 한 다음에
그 후 한달 있다가 다시 만나서 최종도장을 찍어야만 법적으로 이혼이 된다고 합니다.

이미 감정 상할대로 상한 두 사람은,
별거 후 얼굴을 보는 것부터가 그 감정에 지극히 억지스러운 일이므로
두 번씩이나 그렇게 시간약속잡고 법원가서 같이 도장 찍을 용기가 없었던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법으로 이혼은 못하고 별거만 하고 있는 거였고요.

그때 저의 생각에는
아니 둘이 싫다고 하면 그냥 바로 이혼 시켜주면 되지
그거를 굳이 어거지로 두 번을 한달간격으로 만나서 얼굴보게 만들어서 좋을게 대체 뭔가 생각했습니다.
그때의 저라는 사람은, 어린 공군 일병 나부랑이 였으니까요.

아무튼,
저는 군대를 보통 가는 것보다 1년 늦게 다녀왔습니다.
별거 이전에도, 아버지가 집에다 돈을 요구하며 패악질을 부리는 경우가 자주 있었기 때문입니다.
집에는 어머니와 누나 뿐이었기 때문에
힘으로 막든지 뭔가를 할 수 있는 건 저라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아버지가 몇 개월간 집에 안 찾아오고 잠잠하길래
어차피 가야하는 군대, 그냥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성남의 공군비행단에 있었습니다 :) 662기 시설대대 발전병 이었습니다.

그러고 일병 끝날때쯤인가
휴가를 나와서 집에 왔는데 누나는 어디 가고 없고
어머니는 친척이 운영하는 모텔에서 야간 카운터를 보는 밤일을 하고 낮에 주무시는 직업이었기 때문에
어머니는 방에서 주무시고, 저는 그냥 만화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찾아왔습니다.
문을 밀고들어와서 거실에 대뜸 앉더니
돈을 달라는 겁니다.
택시기사 누구를 때렸는데 400만원을 물어야 하니
어머니를 깨워서 돈을 가져가야겠다고 합니다.

일병월급 10만원인가 하던 때라서 저는 그런 돈 없고 
있더라도 당연히 줄 생각도 없었습니다.
제가 아주 어릴적부터 반복되었던 일이니까요.
아버지는 돈을 푸고
어머니는 돈을 벌었습니다.

저는 둘을 충돌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습니다. 별거란 그런 것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못준다 했습니다.
그랬더니 아버지는 바닥에 드러누워서 안 일어납니다.
그래서 몇시간을 그 상태로 대치를 하다가
어머니가 일어나 (야간)출근할 시간이 되어가므로 (오후 7시쯤인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는 이것을 스스로는 해소를 못하겠다 싶어서

저는 경찰을 불렀습니다. 아버지를 데리고 나가달라고요.
그런데 경찰이 오더니 그냥 멀뚱히 보다가
집안 분쟁에는 끼어들지 않는다면서 그냥 갑디다.
부모님은 별거는 했지만 법적으로는 부부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뭐 딱히 물리적인 충돌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저와 아버지가 앉아서 대치만 하고 있는 상황이었으니까요.

저는 그래서 아, 별거가 충분한게 아니구나.
이혼을 해야지만
이런 경우에 경찰이 집안에다가 물리력을 행사할 수 있는거구나
그걸 저는 그제야 알았습니다.

아무튼 그때는 아직 이혼은 안하고 별거중일 때라서
경찰이 그냥 돌아갔습니다.
저는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집안에 있는 접시를 몇개 들어서 벽에다가 내던졌습니다.
그리고 식칼을 꺼내서
아버지 앞에다 손잡이를 향하게 해서 바닥에 내려놓고
저의 옷을 들고 배를 까뒤집으면서
나를 찌르고 가져가라고 했습니다.
아버지 앞에서 패륜을 한 것이지요.

집안 바닥에 깨진 접시 몇 개와 식칼 정도는 등장을 해야
경찰이 아 이거 놔두면 살인나겠다, 심각하다고 생각할 것 같아서
저는 그렇게 행동했습니다. 
이성을 잃은 건 아니었고요.
이 답없는 정체상태를 푸는데
그지경까지는 개돌격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개돌격 했습니다.

그러니 아버지 반응은
어처구니가 없지요.
제 평생에 그래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그래도 저를 찌르지는 않았고
또 몇 분인가를 그냥 가만히 있었습니다.

저는 그러고 나서 다시 전화를 해서
경찰을 불렀습니다.
저는 피까지 바닥에 뿌려놓을 셈으로 칼을 뽑아든거였는데
다행히 피는 안 봤고
경찰이 바닥에 깨진 접시와 식칼을 보더니
아저씨 나오시라고 그래서 데리고 나갔습니다.
그리고 저는 며칠후에 부대로 복귀했고
아버지는 그 이후로는 (제가 알기로) 두 번 다시 집에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저희 부모님의 프라이버시도 있는 것이므로,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


여러분
이 판은 누가 이기고 지는 판이 아니라고 말씀을 드렸고
이 판은 누구를 공중에 매달아 마녀사냥 매질을 하고서 거꾸러트리는 판도 아니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제가 만든 블로그이니 그 정체성도 제가 정해봅니다.

이 판은 서로가 서로에게 아무말 하지 말고 그냥 가만히 있는 판입니다.
누구 사람을 갖다가 내다꽂는다는 말씀은 더 이상 나오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이 판은 우리 전부 아픈 사람들이라는 거
그거를 두눈 부릅뜨고 감정으로 와닿는 판 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결론을 짓지 말아야 합니다.
단정을 짓지 말아야 하고
구분을 짓지 말아야 합니다.
결론을 짓는다면 사람이란 그대로 편이 갈라지고, 그러면 또 개싸움이 이어집니다.

저는 아무 결론도 짓지 않겠습니다. 
여러분도 그렇게 도와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처단한다는 둥
심판한다는 둥
단죄한다는 둥
기타둥둥
그런 말씀 마시고
그냥 가만히, 숨을 고르게 쉬면서, 근데 눈은 돌리지 말고, 주의를 두면서, 그저 가만히 지켜보아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알게 됩니다.

저는 누구도 이 판에서 피를 보도록 만들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