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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인대전 시즌1 넷드링커와 교수

사회의 어르신들께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 홍콩에서 머신러닝을 공부하는 시늉을 내면서 박사과정 중에 있는 홍원의라고 합니다.
유학을 나온지 1년이 되지 않아 학위고 실적이고 아무것도 없는 그냥 학생입니다.
그런 주제에 어쩌다 얻어물어서 이런 판을 벌이게 되어
여러 어르신들께 면목이 없고 송구합니다.

사회의 어르신들께 부탁드립니다.
광인은 이미 공인된 박사학위 소지자이며,
그 누가 보아도 실적을 꺼내놓는 유능함만큼은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맨바닥 출판업에 단신으로 밀고들어가서
그 내용의 부족함과 결격이 물론 많으나,
그래도 어찌되었든 간에
베스트셀러를 줄줄이 뽑아낸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스스로를 극도로 몰아붙이면서 단신으로 퍼포먼스를 쏟아내놓는
극도로 유능한 인재입니다.
아주 잘 갈아내어서 더는 갈아붙일것이 없는 수준의 사시미 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광인은 현재,
그게 어떤 연유인지 제가 자세히는 알지 못하나
자기 자신이라는 사시미 칼의 칼날을 잡고서 휘두르고 있습니다.
본인의 손에도 피딱지가 엉기고 이곳저곳에 피를 흩뿌리며
남이 보기에도 참담한 결과가 납니다.
이것이 왜 이렇습니까.

광인의 평생에 칼날을 아주 잘 벼려서 날을 바짝 세워 놓았는데
그것을 어디다 어떻게 쓰는 것이다 하면서
직접 몸으로 실천하여 보여주시는 어른이 그의 주변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에게 어른 이라는 단어는
높은 지위를 사용해 젊은사람을 등쳐먹고 헤쳐먹고 지들끼리 비벼먹는
그런 인간들의 집단을 지칭하는 개념입니다.
요즘 세상의 젊은 사람이라면 거의 누구든지 그런 감정을 가질 것입니다.
젊은이가 존경할만한 어른이 이 사회에 대체 얼마나 있습니까?
회사를 가면 월급을 주면서 젊은 부품 (=직원)의 인생을 털어먹은 후
다 털어먹으면 조기퇴직 이래갖고 내동댕이 버리는게 이 나라의 꼬라지 입니다.

광인 스스로는
이 사회에 제대로된 정의와 도덕이 구현되기를 매우 갈망하나
그보다 먼저 태어나 이미 그것을 행하는 중에 계시는,
인품 앞에서 남들이 자발적으로 고개를 숙이게 되는 그런 진짜 어른을 겪어본 적이 없는 것입니다.
그는 도덕이 땅에 떨어져 즈려밟힌 이 세상이 지긋지긋한 것입니다.

그는 자기 자신이라는 그 칼날의 의미가
세상의 선을 이루는데 쓰이기는 커녕
고작 남의 등쳐먹는 부품쪼가리 되는 것에 허망함을 느끼고
에라 다 찢어버리는 쪽으로 흐르는 것입니다.
그것은 광인 본인에게고 사회에고 간에
막대한 손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왜 굳이 그래야 합니까.

이것은 우리 사회에 그만큼 존경함직한 어른이, 심각할 정도로 그 수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없는 것은 아니고 계시기는 하는데
청소년이고 청년이고 간에 만나뵙고 감격하여 따라배울 수 있는
그 인품만으로 존경스럽다 라고 불릴만한 시대의 어른이 이 땅에 흔히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광인은 그가 보면서 모습을 따라배울 어른이 그의 주변에는 아무리 뒤져도 보이지 않으므로
그는 그 스스로 어른이 된 것입니다.
그것이 그의 꾸러기 집단입니다.
이것은 송구하지만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어르신분들에게도
어느정도의 책임이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광인은, 그가 스스로 움켜잡은 칼날을 지금은 잠시 놓고
본인 손에 피나는것좀 붕대를 둘둘 감아서 어지간히 좀 있다가
손잡이를 붙들고 칼질을 하면 됩니다. 그런 정도의 일입니다. 큰 일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면 여러 다른 사람과 이 사회에 큰 유익이 됩니다.
그는 유능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여러 교수님들, 그리고 이 사태를 지켜보면서 그 참담함의 정도를 인지하신 사회의 여러 어르신들께
저의 주제에 감히 고언 (苦言)을 드려 봅니다.
광인이 만약에라도 그의 마음을 돌이킨다면
그에게 일단은 충분한 쉼을 허락하여 주시고
다 쉬고 나서는 아무말씀 마시고 그저 품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러면 그것으로 모두가 족합니다.

물론 그 선택은 오로지 그의 손에 달린 것입니다. 
지금 그대로 돌진하여 허경영의 자리, 쥐들의 왕좌를 물려받든지
잠시 멈추고 마음을 돌이켜 쉰 다음에 세상의 큰 빛이 되든지
둘 중에 하나입니다.

그가 마음을 돌이키는데 혹여 불안하지 않도록
여러 선생님들, 교수님들, 사장님들, 대표님들께서는
아무말씀 마시고 그를 품어주신다면 좋겠습니다.

저도 그와 같았습니다.
저 또한 이 사회에 실망하여 다 때려치고 어둠으로 밀고 들어가 앉아 수 년을 허공으로 날려버린 세월이 있습니다.
그러다 어느 존경함직한 어른 (https://www.facebook.com/myLoveRebecca)을 우연한 기회에 만나 함께 일하면서
그 뒤로 저는 사람 노릇을 하면서 살게 되었습니다.
할 수 있습니다. 별 것이 아닙니다. 
칼날이 아니라 손잡이를 잡기만 하면 됩니다.
그 정도의 일입니다.
사태가 잠잠해지면, 저는 원래 저의 역할로 돌아와 충실하면서 그렇게 살아갈 것입니다.
모쪼록 여러 어르신들의 너른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쩌리 홍원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