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는
혹시 잊으셨는지 모르겠지만 저의 개인 블로그 이고요. 뉴스나 언론이 아니고 개인 블로그입니다.
이 사달이 왜 났는고 하니
젊은이들이 보고 배울 어른에 대한 심각한 갈망
을 돈벌이로 이용하는데서 생긴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은
아래 글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사회의 어르신들께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 홍콩에서 머신러닝을 공부하는 시늉을 내면서 박사과정 중에 있는 홍원의라고 합니다. 유학을 나온지 1년이 되지 않아 학위고 실적이고 아무것도 없는 그냥 학생입니다. 그런 주제에 어쩌다 얻어물어서..
learningengineer.tistory.com
이전까지는 랍스터, 원숭이, 약팔이, 임금님, 쥐 등등의 동물이나 이솝우화의 친구들이 등장했다면
이번 포스팅은 매우 저의 지극히 개인적인 스토리텔링을 가지고 우화를 들려드리는 포스팅 입니다.
저는 데이터분석을 배워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2015년 이후
연구는 재미가 없고 일도 재미가 없고 세상에 대한 실망도 많고 원망도 많고 철도 없고 기타등등 그랬습니다.
그때 나이가 서른이 거의 다 되어서,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을 수 있는 마지막 시기이길래
비자를 받아서 무작정 호주에 갔습니다.
가서 낮에는 호텔 하우스키퍼로 일하고 밤에는 고깃집에서 불판을 닦았지요.




여행을 다녀와서는 거의 2년의 세월을 또 그냥 놀고 먹었습니다.
직장을 구해보기는 했는데 적응을 잘 못해서요.
돈을 많이 주는 곳도 다니다가 말고
돈을 적게 주는 곳도 다니다가 말고
하다가 열흘만에 때려치고
하다가 한달반만에 때려치고
저는 사회 부적응자였습니다.
이 때가 신영준씨를 교보문고에서 만났던 때입니다.
지금 와 돌이켜 보면 저는 제가 보고 따라배울 어른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저만 그랬던 건 아닐듯 하지만요.

사회에는 부적응 하더라도
입은 먹고 살아야 하니
단기로 알바를 이것저것 했었습니다.


그렇게 당일치기 알바를 하면서 근근히 살아가던 중에
저희 매형이 일하는 회사에서 주최하는 스타트업 재도전 캠프 라는 행사에 알바를 하러 갔었습니다.
스타트업을 한번 했다가 잘 풀리지 않은 사장님들을 모아서 재교육을 하는 행사였는데요.
현수막 달고 물컵 놓고 강의하러 온 분들 피피티 넘기고 하는 행사보조 일손이 필요하다고 해서
일당 7만원을 준다길래 생각없이 갔습니다.
어떤 어르신이 짧은 강의를 하러 오셨습니다.
저는 뒤에 앉아서 피피티를 넘기는 임무를 수행 하였지요.
이 어르신은 회사를 두 개 운영하고 계시고 하니
회사 운영을 잘 모르는 분들에게
회사를 운영한다는 것에 대해서 강의를 하러 오신 거지요.
첫번째 회사는 데이터베이스 쿼리 취적화 및 컨설팅 일을 하는 회사이고
두번째 회사는 데이터분석 강의 및 컨설팅 일을 하는 회사입니다.
오프라인 사무실은 없고
직원들은 온라인으로만 일하고
일한만큼 돈 벌고
보고서니 제안서니 서류만 만들다가 세월 다 보내는 일은 안합니다.
일다운 일만 찾아서 합니다.
강의를 하는데 그런 말씀을 하는 어르신을 뵌 적이 제 짧은 평생에 없었어서
강의가 끝나고 저는 우물쭈물 가서 인사를 드렸습니다.
데이터분석을 배워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지금은 놀고먹는 학생입니다. 강의를 잘 들었습니다.
저는 학은 할줄 아는 것 같은데 습은 안 되어서 고민입니다. 하고요.
행사장은 정신사납고 분주해서 긴 말씀은 나누지 못했고
집에 와서 페이스북 친구를 맺었고요.
그렇게 한 두어달 있다가 뜬금 연락을 주시면서
아직 놀고 있으면 같이 일해보지 않을래? 하시더군요.
저야 놀고 먹는 몸인데 안될게 있나요.
서울의 어느 카페에서 뵙고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데이터 분석을 하는 회사라 하시니
어떤 스킬셋을 필요로 하시는지요.
제가 파이썬을 하면 되나요 하둡을 하면 되나요 여쭈니
상식이오. 그러시더군요.
말씀을 듣고서
상식이란 무엇인가 를 고심해보니
A를 A라 하고
A를 A'라 하지 말고
그게 상식이 아닌가 합니다.
일을 한 만큼 돈을 받고
일한 것보다 덜 받았으면 더 달라 말할 줄 알고
일한 것보다 더 받았으면 더 받은만큼을 뱉어낼 줄 알고
그게 상식이 아닌가 합니다.
이런 어른도 계시구나 했지요.
그리고서 일년 정도를 같이 재밌게 일하다가 퇴사하여
저는 지금은 다시 대학원생으로 홍콩에 나와있고
한국에 갈 때마다 인사를 드리고 그런 관계가 되었습니다.

내 스스로 인정하여 모시는 어른이 있다는 것은
젊은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운 중에 최상급에 속하는 운 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태어난 가정 밖에 나와 사회생활을 하면서
내가 보고 배울 어른을 못 만나는 젊은이가 한둘이 아닐텐데
저는 운이 좋아서 어른을 만나뵈었습니다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저는 운이 좋으므로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남의 글을 갖다가 짜깁어 팔아 유명세를 얻고
그걸로 스스로 사회의 어른이 되어서
그것을 동경하는 젊은이들을 자기계발 시켜준다고 데려다가 무임금으로 서평을 쓰게 하고
그것을 모아 유사의학 잡서를 판매하는 홍보재료로 사용해 스스로 부자가 되는
어른 코스프레도 있는 세상에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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