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팅에는 어제 기사가 나간 다음에 올라온 반응의 일부를 가져왔습니다.
욕설과 비난이 난무했던 멘토의 신입사원 특강
‘체인지 그라운드’ ‘인생공부’ 등 십여 개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며 수백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신영준 씨가 1월 17일 천안시에 소재한 S사의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욕설과 비난을 쏟아냈다. 수 차례 수강자들을 ‘병신’이나 ‘쓰레기’로 비하 니네 이거 알아? 중관촌 아는 사람들 손들어봐 중관촌. 아 진짜 씨발 나라 말아먹을 교수 새끼들, 진짜 다 죽여야 돼. 아저씨 오늘 한 명 죽여도 돼, 가다가? 절권도 배워야겠어, 팍파파팍… 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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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을 보시지요... 위 기사에 대하여 여러 분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고 계십니다. 아래 그림에서 빨간 박스 표시해둔 댓글이 서로 같은 입장 (입장 1)이고, 그 외 댓글들이 서로 같은 입장 (입장 2)입니다. 같은 기사에 대해서 입장이 둘로 나뉘어 있지요. 오늘의 포스팅에서는 이렇게 서로다른 두 입장에 대해서 설명해봅니다. 아래 그림을 클릭하면 확대해서 보실 수 있습니다.


(입장 1) 빨간 박스친 댓글을 적은 분들:
내용상으로는 맞는 말을 했는데 과격한 욕설 (쓰레기, 병신 등)을 표현했다고 그렇게 비난을 들어야 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입장 2) 그 외 댓글을 적은 분들:
신입사원들 교육시키는 강연에 와서 과격한 욕설 (쓰레기, 병신 등)을 퍼부었으니 지탄받아 마땅하다.
위 기사 제목은 욕설과 비난이 난무했던 멘토의 신입사원 특강 입니다. 글이란 내용과 표현으로 이루어지는데,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표현을 지적하는 기사입니다. 물론 강연의 내용에도 (여성 비하, 사업 홍보 등)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만, 기사에서 더욱 강조하여 지적하는 부분은 욕설과 비난, 그러니까 표현 문제입니다. 이 포스팅에서도 기사의 내용에 대해서는 일단 넘어가려고 합니다. 표현에 대해서만 적어봅니다.
두 입장은 다음과 같이 간략히 서술할 수 있습니다.
(입장 1) 강의에서 사용한 표현이 어떻든 내용만 괜찮으면 된다 는 쪽과
(입장 2) (내용도 틀렸지만) 강의에서 사용한 표현이 큰 문제다
라는 입장입니다.
기사에 드러난 표현 (쓰레기, ㅈ같은 등)이 아주 강한 수준의 욕설이었다는 점 만큼은 두 입장의 분들이 동의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입장 2)의 분들은 그 표현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는 것이고, (입장 1)의 분들은 표현이 강한건 맞지만 그렇더라도 관계없다 고 생각하신다는 뜻이죠. 잘못되었다 와 관계없다.이게 어떤 차이일까요?
(입장 1)을 대표하는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합니다.
다들 맥락적으로 이해를 못하시는거 같군요. 그 기업취업하신 분들이 쓰레기라는게 아니고 그리고 신박사님도 그 기업에 취업하신분들을 쓰레기라고 한 것 같지 않아보입니다. 그래서 문해력이 낮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기도 합니다. 문맥 앞뒤 가리지 않고 "쓰레기"라는 단어들에 다들 집착해서 이렇게 쓰는게 참으로 안타깝네요. 전 어떤 인격이 형성될 때 가정교육이 중요하다라는 그 내용으로 쓴 것뿐인데 이렇게 의미가 확대해석이 될지 몰랐네요. 참 다들 대단한 것 같습니다.
표현에 집착하지 말고 전체 맥락 (=내용)을 보라고 말씀합니다. 이 기사 제목부터가 표현이 문제임을 지적하는 것이었기는 하지만, 아무튼 기사를 읽은 사람들이 화내는 이유가 단지 표현을 트집잡아 무의미한 언쟁을 물고 늘어진다고 이해하실 듯 합니다. (입장 1)의 분들에게 표현이란 껍데기, 겉치레, 포장지, 그러니까 본질을 가리거나 뒤틀거나 확대 축소하는 등의 용도로 활용되는 그 무엇 인 것이지요. 그런데, (입장 2)의 분들에게 표현이란 상대에게 본질을 전달하는 통로이고, 또한 아주 중요한 것 입니다.
두 입장의 차이가 보이시나요? 아래 그림에서는 왼쪽 사람이 오른쪽 사람에게 어떤 내용 (주황색 돈)을 전달하려는 모습을 그려놓았습니다. (입장 1)의 분들은 어떤 통로 (=표현)을 따르든 관계없이 오른쪽으로 전달만 되면 그만이다 라는 말씀이고요, (입장 2)의 분들은 어떤 통로 (=표현)을 따르느냐에 따라 전달되는 내용이 파랗게 초록색으로 등등 변형된 형태로 전달된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입장 1)의 분들은, 내용물만 전달되면 되므로 표현은 어떻든 관계없다고 말씀하는 것이고,
(입장 2)의 분들은, 표현 (=통로)이 어떠하느냐에 따라 내용물이 다르게 전달되므로 중요하다 는 것을 말씀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입장 1)의 분들은 그 표현에 무관하게 내용물이 전달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계시네요.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하나 더 들어 볼까요?
(입장 2)의 분들은, 애인에게 다이아 반지를 줄 때 반지도 물론 좋은 것이어야겠지만, 더하여 예쁜 포장지에 정성스럽게 싸는 것도 중요하다 하는 것이고
(입장 1)의 분들은, 애인에게 다이아 반지를 줄 때 시장 비닐봉지에 담아서 주더라도 관계없고, 안에 들어있는 반지만 좋은 것이면 된다.
라는 입장의 차이라는 말씀이지요. 여기서 두 입장의 충돌이 발생합니다.
(입장 1) 표현은 관계없다.
(입장 2) 표현은 중요하다.
그렇다면 여기서는 전달하는 표현이 내용물에 영향을 주느냐 아니냐가 쟁점이 될까요? 다이아 반지를 비닐봉지에 넣는다고 다이아 아니게 되지는 않지요. 표현이란 내용물에는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입장 1)이 옳습니다. (입장 2) 분들도 이 점에는 똑같이 동의하시겠지요. 그러나 표현은 내용물을 받는 사람의 기분이나 감정에 영향을 줍니다. 그런 면에서 (입장 1)분들은 (입장 2)분들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다이아 반지를 비닐봉지에 싸서 준다면 그게 다이아 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습니다만 받는 사람은 기분이 불쾌하겠지요. (입장 1)의 분들은 이 점을 간과하는 것입니다. 듣는 사람이 어떤 기분이든 그것은 전해주는 사람이 알바 아니다 라는 입장이지요. 다른 사람의 기분이나 감정을 고려할 생각이 없는 입장이 (입장 1)인 것입니다. (입장 1)의 분들은 다른 사람의 기분이나 감정을 배제하고 절대적인 내용물만이 중요하다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일상 대화를 주고받는데서도 종종 충돌을 겪게 되실 거라 짐작합니다.
전부는 아니지만 이공계열 공부를 많이 하신 분들이 종종 그런 입장을 취하는 수가 있는데, 이전에 이공계 번역기 라는 글에서도 설명드린바가 있었지요. 심지어 같은 표현이라도 읽는 사람에 따라 정반대 의미로 읽힌다는 것을 참고해주세요.
이공계 번역기
졸꾸의 신은 멤버가 2500명이 되는 공개그룹이다보니, 정말로 여러 분야의 남녀노소가 어울려있습니다. 정말로 다른 생각과 글이 조화를 이룹니다. 누구처럼 자기 싫다고 차단해 내쳐버리는 집단이 아니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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